9월말부터 준비해서 진행된 하반기 공채가 합격자들의 입사일정이 확정되면서 마무리 되었다. 글을 쓰는 현재(11월말)까지 두 달의 기간 동안 진행된 공개채용 과정과 심사관으로써 느낀 점을 정리했다.
회사마다 문화와 인재상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으나 (현재 근무하는 회사 기준으로) 심사관들이 관심있게 보는 것, 질문을 이어가는 방법을 살짝 공개해 보는 것도 ‘미래의 동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정리해본다.
이번 공채에서 내가 속한 SP실(Server Platform)은 백엔드 개발자, 프론트엔드 개발자, DevOps 엔지니어, QA 엔지니어 채용을 진행했다. 모두 소프트웨어 개발과 운영에 참여하는 직군이지만 ‘코딩테스트’와 ‘사전 과제’ 등 직군에 따라 채용 프로세스가 조금 다르다. 회고 내용은 개발자 직군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유는 더 많은 지원자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채용 준비: 좋은 분들을 많이 모시고 싶습니다. 많이 지원해주세요.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후보가 많이 지원해야한다. 단순히 지원자가 많은 것보다는 우리의 문화와 인재상에 잘 맞는 (좋은) 후보가 많이 지원해야 채용이 마무리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회사에서는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여 공채 홍보를 한다. 홍보의 효과 때문인지 수시모집에 비해 공채 지원자가 늘 많은 편이다.
공채 홍보를 위한 활동은 피플파트너팀(인사/채용팀, 이하 피파팀)이 주도하고, 여러 임직원들이 함께 준비한다. “좋은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인터뷰와 동영상 촬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관련링크 : 인터뷰1, 인터뷰2, 동영상
홍보를 위한 준비와 함께 서류심사와 실무진 인터뷰, 최종 인터뷰를 진행하게 될 심사관들을 선별하고, 본격적인 공채 준비를 한다.
– 지원자들이 간접적으로 문화와 인재상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채용공고 작성
–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표준화된 평가지 준비
– 각 채용 분야별 공통 질문지 준비
– 각 직군별 추가 테스트 준비 (개발: 코딩테스트, QA: 사전 과제)
– 실무진 인터뷰 일정을 확정할 수 있도록 각 심사관 개인 캘린더 업데이트
– 좋은 동료를 놓치지 않고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한 마음가짐
채용 절차: 최대한 짧고, 빠르게, 그리고 놓치는 분이 없도록 세심하게 진행합시다.
요즘은 IT회사들간 인재경쟁이 한창이라 긴 채용 프로세스는 경쟁력이 없다. 빠르게 진행하고, 채용을 확정지어야 원하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 개발자 수시모집의 경우 서류심사, 코딩테스트, 실무+최종인터뷰의 3단계의 절차를 일 주일 이내에 종료되도록 진행해왔다. 공개채용의 경우는 지원자가 많은 것을 감안하여 서류를 제출하면 모두 코딩테스트를 진행하고, 코딩테스트 결과와 함께 서류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개발: 서류+코딩테스트, 실무+최종 인터뷰 – 2단계
DevOps: 서류, 실무+최종 인터뷰 – 2단계
QA: 서류, 사전 과제, 실무 인터뷰, 최종 인터뷰 – 4단계
QA 채용의 4단계가 가장 일반적인 채용 절차이다. 서류를 검토하고, 합격자를 선정하여 과제를 요청하고, 과제평가를 통해 실무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대표이사 또는 채용 결정을 위임받은 직책자가 참석하는 최종인터뷰로 마무리 된다.
모든 채용 과정에는 시간이 소비된다. 지원자들의 시간 뿐만아니라 채용을 진행하는 직원들의 시간도 소중하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하려고 노력한다.
서류 및 과제 검토: 인터뷰를 통해 더 확인하고 싶습니다.
서류와 과제(코딩테스트 or 사전 과제)를 검토하는 것은 인터뷰를 통해 만나고 싶은 지원자를 선별하는 과정이다. 서류상에 정리되어 있는 여러 경험들과 다양한 링크(깃헙, 노션, 링크드인, 블로그 등)를 살펴보고 이 지원자와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심사관은 합격을 준다.
심사관들이 합격을 준 이유도 다채롭다.
– 기능 구현에 급급하지 않고, 세부 설계나 확장성을 고려함
– 일 많이 했고, 퇴사 사유가 멋짐
– 경력 사항 괜찮고, 자기 개발 의욕도 있음
– 블로그와 깃험을 보니 노력한 모습이 보임
– 입사 후 포부에 적힌 코딩 원칙이 좋아 보임
심사관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인터뷰를 진행할 지원자를 선별하고, 피파팀이 지원자에게 연락하여 인터뷰 일자를 확정한다. 공채는 지원자들과 심사관들의 일정을 짧은 기간에 맞추기 어려워 인터뷰 기간이 2주로 늘어났다. (2주간 매일 인터뷰만 했어요. ㅠㅡㅠ)
인터뷰 진행: 업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개발자 실무진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늘 이야기 하는 것이 있다. “개발자들끼리 편하게 기술적인 토론을 한다고 생각하시고 인터뷰에 참여해주세요. 저희가 드린 질문에 답변하기 곤란한 경우는 ‘모르겠다’라고 말씀하시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인터뷰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는 지원자가 동료로 함께 일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시간이다. 질문에는 정의가 명확한 것을 묻는 것도 있지만 지원자의 생각을 묻는 질문이 많다. 그리고 모든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깊게 파고든다. 지원자가 어떤 경험을 해왔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싶은 것은 많지만 인터뷰 시간은 한정되어있다. 질문에 바로 답변을 하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받았을 경우 잠깐 생각해보고 답변할 수 있다면 생각할 시간을 요청하고, 아니라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것이 지원자에게 유리하다.
인터뷰에서 묻는 질문은 서류 심사에 제출한 이력서와 다양한 링크에서 발견한 주제들에 대한 질문, 각 채용 분야별 필수 질문,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질문 등 종류와 범위 그리고 깊이가 다양하다. 요즘은 채용 후기를 통해 주요 질문들을 파악하고 인터뷰에 참석하는 지원자도 많다. (심사관들이 어떻게 알까요?) 채용 후기를 통해 인터뷰의 질문들을 파악하고 정답을 암기하는 것에 그치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내용을 이해하고 있어야한다.
인터뷰를 진행해보면 주니어는 교과서적인 답변에 능하고, 시니어는 경험에서 나오는 답변이 많다. 주니어는 자신이 경험한 책, 동영상, 사이트 등에서 언급된 내용을 예로 들며 답변하는 경우가 많다. 내용을 아는 것 만으로도 훌륭하지만 ‘왜’ 그런지에 대한 탐구를 꼭 했으면 좋겠다. 시니어는 경험을 예로 들며 설명할 때 이 경험을 듣는 사람의 입장도 한 번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시니어로 구성된 심사관들도 처음보는 도메인이 있을 수 있어요.) 그리고 답변은 핵심 키워드를 포함하여 간결하게 답하면 좋다.
인터뷰도 결국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질문자의 의도를 잘 파악해서 답변하고,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면 질문해서 힌트를 얻고, 자신의 생각을 질문자에게 잘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인터뷰가 종료되면 심사관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표준 평가지를 작성하며 합격과 불합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수시 모집의 경우는 늦어도 다음날이면 결과가 전달된다. 공채의 경우는 모든 지원자의 인터뷰가 종료되어야 결과가 전달된다. 합격자 모두를 뽑으면 좋겠지만 TO가 정해져있기에 순위를 정해서 결과를 작성한다.
채용 확정: 입사 예정 그리고 새로운 분들과 함께 업무를 합니다.
채용 결과가 전달되고, 처우 협의가 진행되고, 입사일이 확정되면 채용 절차가 마무리된다. 그 동안 심사관들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인터뷰 기간 소홀했던 본업에 충실하며 새로운 동료의 입사를 기다린다.
아쉬움: 다음에는 바꿔보자.
역시 인터뷰는 속도전인데 2주에 걸쳐 인터뷰가 진행되다보니 지원자 중에 인터뷰를 포기하는 분도 있었고, 업무와 인터뷰를 병행한 심사관들도 힘들어했다. 인터뷰 기간을 줄이려면 서류 심사와 코딩테스트에서 잘 필터링하는 것이 중요한데 점점 간소해지는 제출 서류,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제출하는 깃헙와 블로그를 보면 그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인터뷰로 돌아오게 된다.)
다음 공채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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